비트코인 강세 요인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 이후 비트코인(Bitcoin, BTC)은 연초 대비 140% 이상 급등했습니다. 코인마켓캡(CoinMarketCap) 데이터에 따르면, 현재 암호화폐 시장의 전체 시가총액은 약 3조 7,700억 달러입니다. 트럼프 당선이 상승 촉매제 역할을 하자 비트코인 보유자 사이에서 시장의 강세 기대감이 높아졌습니다. 올해 7월, 테네시주에서 개최된 비트코인 컨퍼런스에서 트럼프가 내건 비트코인을 전략적 준비 자산으로 채택한다는 공약의 영향입니다. 암호화폐 옹호 단체 사장이자 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인 폴 앳킨스(Paul Atkins)가 신임 SEC 위원장으로 임명되는 등 암호화폐 규제가 완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강세 호재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벤처캐피털 안드레센 호로위츠(Andreessen Horowitz)의 디지털 자산 부문 a16z 크립토(a16z Crypto)의 정책 사장 브라이언 퀸텐츠(Brian Quintenz)가 차기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위원장 후보로 거론되었습니다. 퀸텐츠도 암호화폐 지지자로 알려진 인물입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암호화폐 시장에 긍정적인 정책을 추진할 가능성을 암시하는 또다른 단서입니다.
블룸버그는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된 후 비트코인이 7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한 사실에 주목했습니다. 2021년 이후 최장기간 상승세를 이어갔기 때문입니다. 블룸버그는 비트코인이 트럼프 행정부의 친암호화폐 정책 추진 전망에 따른 시장의 기대가 비트코인 상승 촉매제 역할을 했다고 전했습니다.
비트코인 랠리, 이번에는 과거와 다르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비트코인의 현재 상승세가 암호화폐의 새로운 사용 사례를 향한 관심과 함께 기록된 2017년도와 2021년도 강세장과는 다르다고 분석했습니다. 지난 두 차례의 강세장에서 암호화폐 열성 지지 세력은 암호화폐 시장이 이렇다 할 흥미로운 요소가 없는 기존 금융 기관의 자리를 대신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2021년 강세장 당시 웹3, 탈중앙화 금융(DeFi, 디파이) 부문 열풍이 암호화폐 랠리를 견인했습니다. 하지만 강세장이 끝나자 웹3와 탈중앙화 금융 부문의 관심도가 거의 사라진 상태입니다. 웹3, 탈중앙화 금융과 함께 폭발적인 인기를 끈 NFT 시장 상황에도 주목할 수 있습니다. 2021년 NFT 광풍으로 화제가 된 이더리움(Ethereum) 블록체인에서 발행된 ‘크립토펑크(CryptoPunks)’ NFT의 바닥 가격은 올해 20% 상승했습니다. 하지만 NFT 열풍 정점이었던 2021년보다는 여전히 70% 낮은 편입니다.
하지만 이번 강세장에서 허황된 과장은 훨씬 적은 편입니다. 현재 시장은 이전과 달리 대형 주류 기관 투자자가 비트코인 투자를 주도하는 분위기입니다. 특히, 헤지펀드의 비트코인 투자 활동이 활발한 상황입니다. PwC와 대안투자운용협회(Alternative Investment Management Association)는 디지털 자산에 투자한 전통 헤지펀드 비율이 2021년 기준 21%에서 현재 47%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는 조사 결과를 공개했습니다. 또, 올해 3분기 대형 디지털 자산 운용사 중 한 곳인 블랙록(BlackRock)의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는 헤지펀드 시장의 전체 ETF 규모 4위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블랙록 비트코인 현물 ETF의 롱 포지션 가치는 38억 달러로 집계됐습니다.
암호화폐 시장, 앞으로 나아갈 방향은?
국제통화기금(IMF) 연구원 알렉산더 코페스테이크(Alexander Copestake)와 데이비드 푸세리(Davide Furceri), IESE 경영대학원(IESE Business School)의 금융 전문가 탐마로 테라치아노(Tammaro Terracciano)는 “암호화폐 시장은 앞으로 다른 위험 자산 시장과 더 밀접한 관련성을 지닐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습니다. 현재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포함한 암호화폐에 투자한 기관 투자자 대부분 다른 위험 자산에도 동시에 투자하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암호화폐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 정책에 더 민감한 반응을 보일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금융 기관과 자산 매니저는 암호화폐 매수 후 어떠한 뉴스에도 반응하지 않고 무기한으로 자산을 보유하는 ‘호들(HODL)’ 전략을 택하지 않고, 다른 자산 클래스의 손실 상쇄 및 차익 실현 목적으로 암호화폐 매수, 매도를 반복할 확률이 높습니다.
또, 트럼프 행정부가 암호화폐 규제를 완화하면, 기관 투자자의 암호화폐 채택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시가총액 1위 암호화폐인 비트코인을 투자 포트폴리오에 추가하는 기관이 더 증가하면서 암호화폐 시장이 전통시장과 더 가까운 관계를 형성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